아둘님들 핸드폰을 바꾸었습니다.
게임 잘 돌아가는 폰이 생겼다며 광대가 눈썹까지 승천한 아둘님들.
게임 세팅한다고 분주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스레 흐뭇해집니다.
오늘만큼은 보너스 타임도 함께 선물했으니, 한 시간은 절 찾지 않을 겁니다.
그래야 하는데.
십 분도 채 지나지 않아 막내아드님이 엄마를 찾습니다.
- 친구랑 게임해야 되는데 연락처가 없어요. 갤러리도 없고요.
앗, 연락처와 갤러리라니.
아이들이 연락할 일이 얼마나 있겠나 싶어 살펴보지 않았던 저의 실수입니다.
손으로 옮기라 하기엔 등록된 연락처도 30여 개가 넘습니다.
자,
이제 엄마의 스킬을 뽐낼 때입니다.
아둘님들을 앞에 앉히고 보여줍니다.
- 여기 Quick Share 라는 버튼 보이지? 한번 눌러봐.
- 연결하겠냐고 물어봐요! Ok 할게요. 오! 연락처가 생겼어요!
- 갤러리는 직접 할 수 있지?
- 네!
찰나 같은 자유시간이 끝나자 아둘님들이 다시 어슬렁 거리기 시작합니다.
좀 심심한데, 차마 시간을 더 달라 할 수는 없으니 그림자처럼 엄마 주변을 배회합니다.
- 아까 엄마가 보여줬던 Quick Share 기능 궁금한 사람 여기 앉아봐.
엄마의 Show Time 입니다.
Quick Share 기능의 비밀, 블루투스
블루투스(Bluetooth) 기술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스마트폰, 노트북, 이어폰 등 휴대기기를 서로 연결하여
정보를 교환하는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
블루투스 기술을 이해하려면 먼저 3가지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페어링, 주파수, 패킷 입니다.
페어링(Pairing) 은 짝을 찾는다는 뜻입니다. 데이터를 주고받을 두 기기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통신할 준비를 하는 과정을 페어링이라고 합니다.
주파수는 물체가 일정한 주기로 진동하는 횟수를 뜻합니다. 단위로는 헤르츠(Hz)를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1Hz라고 하면 1초 동안 한번 진동하는 것이고, 1GHz 는 1초동안 약 1억 번 진동하는 것을 뜻합니다.
패킷은 데이터의 조각을 뜻합니다.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데이터는 패킷 단위로 작게 나누어서 전달됩니다. 예를 들어 "안녕하세요?"라는 문장을 전달할 때, 실제로는 "안", "녕", "하", "세", "요", "?" 와 같이 음절로 쪼개어서 전달되는 형태입니다. 간단하게 설명했지만 실제로 패킷은 전달할 데이터뿐만 아니라 패킷의 순서, 길이, 프로토콜 등 많은 정보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 3가지 개념을 블루투스에 다시 적용해 보겠습니다.
"스마트폰, 노트북, 이어폰 등 휴대기기를 서로 연결하여" → 휴대기기 페어링
"정보를 교환하는" → 패킷 형태로 교환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 → 가까운 거리에서 선 없이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
그런데 주파수는 어디에서 사용되는 거죠?
주파수는 무선 통신을 이야기할 때 사용됩니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게요.
주파수, 누구세요?
가정에서 사용하는 WiFi 공유기를 보면 2.4GHz, 5GHz 라고 써진것을 확인할 수 있을 거에요. 여기서 2.4GHz, 5GHz 가 바로 주파수를 뜻합니다. 각각의 특성을 요약해 볼게요.
2.4GHz | 5GHz | |
특징 | 파장이 길어 장거리 전송 가능 벽과 장애물을 잘 통과함 속도는 낮지만 먼 곳에서도 사용 가능 |
높은 주파수로 빠른 속도 제공 벽과 장애물 투과력이 약함 먼 방에서 사용할 수 없음 |
장점 | 벽을 잘 통과하여 먼 방에서도 사용가능 기존 가전제품과 호환성이 높음 |
최대 속도 높음. 간섭이 적음 고속 스트리밍 & 온라인 게임 유리 |
단점 | 블루투스, 전자렌지 등도 2.4GHz를 사용하여 간섭이 많음 최대 속도가 낮음. |
벽이나 장애물을 통과하기 어려움 |
주파수는 공공의 자산이기 때문에 각 국가에서는 주파수 대역별로 사용 목적을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크게 방송용, 위성용, 이동통신용 등으로 세분화하여 관리하고 있답니다.
그렇다면 Bluetooth 통신에서 사용하기로 한 주파수대역은 몇일까요?
2.4GHz 입니다.
기술별로 WiFi, Bluetooth 등은 국제적으로 약속한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는 반면, 스마트폰에서 사용하는 3G, LTE, 5G 등의 통신은 국가별로 다르게 할당됩니다. 우리나라의 무선통신기술 별 주파수 대역은 다음과 같습니다.
무선통신 기술 | 주파수 대역 |
WIFI | 2.4GHz / 5GHz |
Bluetooth | 2.4GHz |
LTE | 800MHz / 900MHz / 1.8GHz / 2.1GHz |
5G | 3.5GHz / 28GHz |
주파수 호핑, 블루투스 통신 기술의 핵심
혹시, WIFI와 Bluetooth의 주파수 대역이 2.4 GHz로 겹치는 것을 눈치채셨나요?
간혹 가정에서 노트북을 사용할 때 WIFI 와 Bluetooth 마우스, 키보드를 동시에 사용하면 마우스나 키보드가 끊기는 현상이 있는데, 두 개의 무선통신이 같은 주파수 대역을 쓰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간섭 현상입니다. 이때는 WIFI를 2.4 GHz가 아닌 5 GHz로 사용한다면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의 노트북이 마우스와 키보드를 Bluetooth로 동시에 연결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요?
Bluetooth 가 전파 간섭을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기술이 "주파수 호핑"입니다. 주파수 호핑 기술은 블루투스가 사용하는 2.4 GHz의 대역을 79개의 작은 채널로 나눈 후, 데이터를 전송할 때 1초에 1600번씩 채널을 넘나들며 데이터를 전달하는 방법을 뜻합니다.
위의 그래프는 하나의 데이터(파란색 점)가 1초 동안 1,600번 채널을 이동하면서 목적지까지 전송되는 모습을 나타내요. 왼쪽에 있는 Channel Number는 각각의 주파수 대역을 의미합니다. Bluetooth 가 사용하는 주파수 2.4 GHz는 2,402 ~ 2,480 MHz로 이루어져 있으며, 1 MHz 씩 나눈 구간을 채널이라고 합니다. 1번 채널은 2,402 ~ 2,403 MHz 구간, 2번 채널은 2,403 ~ 2,404 MHz 구간을 뜻합니다.
이렇게 쪼개어진 데이터를 여러 개의 길을 왔다 갔다 하며 목적지까지 전달하는 주파수 호핑 기술을 통해 블루투스는 주파수 간섭을 최소화하여 통신할 수 있습니다.
Bluetooth 로고의 비밀
가벼운 이야기로 Bluetooth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 지을까 합니다.
Bluetooth의 로고에 쓰인 알파벳은 무엇일까요?
정답은 덴마크의 정복왕 하랄 불로탄의 약자인 H와 B입니다.
B는 알겠는데.... 앞에 있는 모양은 아무리 봐도 H가 아닌데요?
맞습니다.
Bluetooth 로고의 H와 B는 영어 알파벳이 아닌, 스칸디나비아 룬 문자인 Nordic H와 Nordic B를 합친 모양이라고 합니다. 처음 Bluetooth 기술 표준을 개발한 덴마크의 에릭슨 사에서는 상표권 등록을 위해 여러 가지 후보를 내놓았는데 다른 후보들은 모두 사용 중이어서 Bluetooth가 채택되었다고 하네요.
마치며
엄마가 어릴 때만 하더라도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무선 통신은 무선 전화기가 전부였습니다. 음악을 들을 때도 선이 달린 유선 이어폰을 사용했고, 인터넷을 사용할 때도 전화선 옆에 있는 랜선을 연결해야 했습니다.
2010년,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인 Bluetooth 4.0 이 출시되면서 각종 휴대기기와의 연결성, 사용성이 강화되었습니다. 때마침 대중화된 스마트폰의 보급 역시 Bluetooth 기술의 대중화에 큰 도움이 되었고요. 2016년 나온 Bluetooth 5.0 기술에는 오디오 품질이 더욱 향상되고 연결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지게 되었습니다. AirPods의 등장과 함께 오디오 기능이 향상된 Bluetooth는 개인용 휴대기기에 필수적인 기술이 되었습니다.
무선 이어폰, 무선 키보드, 무선 마우스 등 요즈음 너무나 당연하게 사용하는 Bluetooth 기술이 대중화되기 시작한 것이 겨우 10년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앞으로의 Bluetooth는 어떤 기능이 강화되고, 어떤 모습으로 우리 주변에 녹아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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